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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김경일 교수의 <적정한 삶> #3

by 아늑한 의자 2025. 5. 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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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우리에게 필요한 ‘진짜 공동체’란?

우리가 팬데믹을 지나며 가장 자주 착용했던 물건은 무엇일까요?
마스크입니다. 단순히 병균과 먼지를 막는 도구였지만, 사실 마스크는 또 다른 의미도 품고 있습니다.
바로 ‘가면’, 그리고 ‘얼굴’이라는 의미죠.
이 두 가지 상징은 팬데믹 이후 우리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마스크를 써야 할 때

현대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우리는 각기 다른 역할과 상황에 맞춰
다양한 ‘심리적 마스크’를 요구받습니다.
과거에는 한 가지 정체성으로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죠.
새로운 환경마다 나를 다시 세팅하는 유연함이 필요해졌습니다.

시게 히로 오시이 교수와 셀린 케네 비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이동이 적은 사회에서는 가까운 사람에게 더 많은 시간을 쏟지만,
이동과 변화가 잦은 현대 사회에서는 느슨한 관계에서 더 객관적인 도움을 받는다고 합니다.

mask identity


마스크를 벗어야 할 때

하지만 언제나 마스크를 쓰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벗어야 할 순간이 오지요.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이라는 심리적 현상은
성공 이후 자신을 과대평가받고 있다고 느끼는 불안을 말합니다.

사람에게는 사적인 공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노출되었을 때 불안은 증폭되고, 그 불안은 전염되기까지 합니다.
이럴 땐 과감히 멈추고 마스크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순간, 진짜 나와 마주하게 되고
불안은 줄어들고 새로운 정신적 에너지가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우리 곁의 소시오패스

관계를 효율로 따지는 사회,
사람보다 가성비가 중요한 사회는 소시오패스를 양산합니다.
이들은 필요할 땐 다정하고 친근하게 굴지만,
쓸모가 없다고 판단되면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버립니다.

그들은 동정심이 없고, 지배욕이 강하며,
계산적으로 사람을 기만하고 조종합니다.
이들과 오래 지낼수록 내 감정은 피폐해지고
관계는 나를 무너뜨리게 됩니다.


‘인격’을 완성하는 여섯 번째 성격 요소

심리학에서는 성격을 다섯 가지(Big 5) 요소로 설명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직-겸손성'이라는 여섯 번째 요소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요소는 후천적으로 길러질 수 있으며,
바로 이 정직함과 겸손함이 진짜 ‘인격’을 완성시킨다고 합니다.

정직은 진실을 말하는 용기이고,
겸손은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지혜입니다.
둘은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성품이 됩니다.
수천 번의 상황 속에서 그 균형을 조절하는 것이
좋은 어른, 성숙한 사람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관계는 어떻게 시작되고 끝나는가

관계는 개방성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오래 유지되느냐는
서로의 정직과 겸손함에 달려 있습니다.

진짜 그 사람을 알고 싶다면,
그가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지쳐 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보세요.
그 데이터가 곧 진실을 말해줄 것입니다.

우리가 진실한 관계를 원한다면,
나부터 정직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진화의 핵심은 ‘이타성’이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이 말은 단순한 명언이 아니라 생존 전략입니다.

EBS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상위 0.1%의 학생들이 공통으로 가진 특성은
이타성이었습니다.
전교 꼴등 친구에게도 개의치 않고 설명해주는 마음.
바로 그 설명의 과정에서 통찰과 메타인지가 생긴다고 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자신의 일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자주 설명합니다.
지식이 지혜로 전환되는 과정을 알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작은 친절이 결국 큰 생존력을 만든다는 것.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타성은 전염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체화된 인지’는
마음의 상태가 온도, 거리, 무게 같은 감각으로도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경험하면,
그는 평생을 그런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거울뉴런이 작동하여, 이타적인 행동은 강력한 학습으로 이어지게 되죠.

로버트 치아디니의 연구에 따르면,
작은 도움을 주고받는 그 순간,
상대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가 깊어진다고 합니다.


이타성은 결국 ‘역량’이다

이제는 손해 볼까 걱정하지 마세요.
착하고 따뜻한 성품이
가장 오래 살아남고,
가장 단단한 공동체를 만듭니다.

당신과 당신의 공동체가
이타성의 혜택을 분명히 누릴 날이 올 겁니다.

 

이제 곧 마지막 장입니다. 4부에서 이 책 전체를 함께 마무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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