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우리는 왜 이 책을 다시 꺼내 드는가 – 박웅현의<여덟 단어>를 다시 읽으며

by 아늑한 의자 2025. 5. 26. 14:54

본문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박웅현 작가는 『여덟 단어』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아주 담백하고도 깊은 답을 건넵니다. 출간된 지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고, 추천되는 책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가 얼마나 '본질적'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말합니다. “행복한 삶의 시작은 자존이다.”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을 좇기보다는, 나의 속도, 나의 방식, 나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삶. 그 단순하고도 어려운 과제를 끈질기게 붙들고 있는 그의 문장은, 읽는 이로 하여금 ‘나답게 산다는 것’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게 만듭니다.

“나를 아끼는 삶, 자존이라는 시작점”

책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단어는 ‘자존’.

우리가 흔히 성공이라 부르는 것들—좋은 학벌, 높은 연봉,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타이틀—이 아닌, 나의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에서부터 삶의 방향이 결정된다는 말은, 쉽지 않지만 명료합니다. “사람마다 기회가 다르다. 태어난 나라, 부모, 환경… 그 누구도 선택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나의 삶은 나만의 리듬으로 살아야 한다.” 저자의 이 말은 ‘아모르파티(Amor Fati)’, 즉 ‘자기 삶을 사랑하는 태도’로 연결됩니다.



“본질을 잃지 않는 태도”

기술은 매일 변하고, 세상은 새로운 것을 쏟아냅니다. 그런데 저자는 에르메스의 광고 문구인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를 인용하며 되묻습니다. 진짜로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결국 ‘사람’을 말합니다.
영상통화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싶은 마음’이며, 좋은 교육의 본질은 ‘인간을 키우는 일’이라 말하죠. 컬럼비아 대학이 전공보다 먼저 ‘문학, 역사, 철학’을 가르친다는 예시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어느 한쪽으로만 특화된 인간이 아니라, 균형 잡힌 사고와 감성을 가진 사람. 그것이 지금 우리가 다시 지향해야 할 교육이자 삶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전, 시간을 견뎌낸 본질”

고전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 터져 나오는 유행에 정신이 팔려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박웅현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루를 사는 데 급급하다 보면, 시간의 힘을 견뎌낸 문장이나 가치에 고개를 돌릴 틈조차 없어진다. 하지만 오래 살아남은 것들엔 이유가 있다.” 그러니 고전은 단지 ‘옛것’이 아니라 ‘검증된 본질’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것에서 배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보고도 보지 못하는 것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는 ‘보는 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시청(視聽)과 견문(見聞)은 다르다고 합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과 깊이 있게 관찰하고 되새기는 것은 분명 다릅니다.

“마음에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무언가를 '본다'는 것은 단지 시각적 인지가 아니라, 그 대상을 깊이 인식하고 해석하는 힘까지를 포함합니다. 창의력이란 결국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평범한 것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능력’이 아닐까요?

“지금 이 순간을 선택하는 용기”

선택은 언제나 불완전합니다. 정답과 오답이 공존하죠. 그러나 저자는, 중요한 것은 ‘선택한 이후의 태도’라고 말합니다. 선택을 후회하고 과거를 자꾸 되짚기보다는, 지금의 자리에서 그 선택을 ‘맞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태도가 더 지혜롭다고요. “후회하지 말고, 현재에서 최선을 다해보자.” 이 단순한 문장이 뭉클한 건, 우리가 살아오며 얼마나 많은 순간을 ‘되돌아보느라’ 힘들어했는지를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책을 덮으며, 삶을 다시 보다

<여덟 단어>는 교양이 무엇인지에 대해 떠들지 않지만, 읽고 나면 교양이란 게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됩니다. 삶의 중심을 본질에 두고, 소란한 세상 속에서도 나만의 리듬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이 단단한 메시지는, 10년 전에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생각하는 삶이 곧 세련된 삶이다.'

 

박웅현 작가의 이 철학은, 시간이 더 흐를수록 오히려 더 또렷이 빛날 것 같습니다.


다락방 마무리

어느 순간, 삶이 복잡하고 가빠졌다고 느껴질 때마다 이 책을 다시 꺼내보게 됩니다. ‘본질’이라는 말이 식상하지 않고, ‘자존’이라는 말이 퍽 절실하게 느껴질 때..... 그럴 때 <여덟 단어>는 꽤나 좋은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지금의 나를, 지금의 삶을, 더 세련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책. 그래서 10년이 넘도록 살아남은 책. 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마무리는 박웅현님의 카피로 끝내겠습니다. 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