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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나를 덜 미워하게 된 하루

생각

by 아늑한 의자 2025. 5. 2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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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거울을 봤어요.
특별히 꾸민 것도 아닌데, 오늘은 그냥 나쁘지 않더라구요..
예전 같았으면 ‘왜 이렇게 피곤해 보이지’부터 시작했을 얼굴인데
오늘은 그냥 괜찮다 싶었어요.
그렇게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나도 모르게 조금 달라져 있었던 것 같아요.

한동안 나는 나를 참 많이 미워했던 것 같아요.
남들보다 느린 걸 보면 답답했고,
감정이 흐트러지는 날이면 ‘또 왜 이러나’ 싶었고,
관계 안에서 자꾸 나를 작게 만드는 습관도 고치기 어려웠죠.
그럴 때마다 마음 한 켠에서,
"왜 이렇게 못났지?" 하고 스스로를 다그쳤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좀 달라요.
모든 게 완벽하진 않아도,
그게 꼭 나쁘진 않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누구의 기대에 맞추지 않아도
그저 오늘 하루 잘 버티고 있는 나면 된다는 걸.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고,
가끔은 감정에 휘둘리기도 해요.
하지만 그런 나를 이제는
조금 덜 미워하게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럴 수 있지’보다
‘왜 그러냐’는 말이 먼저였는데,
요즘은 그 순서가 달라졌어요.
이해가 비난보다 먼저 찾아오니까
조금은 마음이 덜 다쳐요.

 

예쁘고 싶었던 날이 있었고,
사랑받고 싶어 안달 났던 날도 있었지만
이제는 나 스스로를 챙겨주는 방식으로
그 욕구를 돌려주려 합니다.

화장을 예쁘게 한다기보다는
피곤한 내 피부를 챙겨주고,
좋은 옷을 입기보다는
내가 편한 옷을 고르게 되는 것처럼요.

 

무언가를 바꾸려는 욕심보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하루가
더 깊은 위로가 되더라고요.

작은 변화 하나가
내 안의 중심을 흔들지 않게 해주고,
조금씩 쌓여서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가 되어줍니다.

 

예전보다 나를 덜 미워하게 된 하루.
그건 어쩌면
이제야 진짜 나와 친해지고 있다는 증거인지도 모릅니다.

조금 느려도, 다정하게
그런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다락방 마무리


조금 서툴러도 괜찮아요.
내 마음을 미워하지 않는 하루가 쌓이면,
그게 곧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 되어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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