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되고 헛되며,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 – 『전도서』
처음엔 모두가 뜻을 품은 영웅이었다.
황제의 권위가 껍데기만 남자, 사람들은 저마다 세상을 바로잡겠노라 나섰고…
시간이 흐르자, 그들은 세상을 가지려는 자로 변해갔다.
그리고 마침내 살아남은 셋.
북쪽의 조조, 동남쪽의 손권, 서남쪽의 유비.
그들은 부러질 듯한 솥의 세 발처럼, 혼란의 대륙을 나눠 들었다.
유비는 위나라에 패해 떠돌던 마초를 영입하고 싶어 했다.
그 마음을 읽은 제갈량은 마초의 복수심을 자극해 그를 끌어들인다.
이렇게 완성된 오호대장군.
관우, 장비, 조자룡, 황충, 마초.
그들은 이름만 들어도 적이 움츠러드는 촉나라의 심장이었다.
한중 전투에서 황충은 병법으로 조조의 장수 하후연을 매복해 쓰러뜨린다.
분노한 조조는 대군을 이끌고 남하했지만, 촉의 지략에 말려들어 군심은 흔들리고 군량은 바닥났다.
그러다 조조는 허기진 저녁 밥상에서 “계륵”이라는 표현을 남긴다.
“버리자니 아깝고, 가지자니 실익이 없다.”
닭갈비처럼 볼품없지만 애매하게 미련 남는… 그게 한중이었다.
손권의 아들과 혼인을 제안받은 관우는 이렇게 내뱉는다.
“호랑이의 딸을 어찌 개의 자식에게 줄 수 있겠는가.”
그 한마디가 동오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촉과 오의 연합은 무너진다.
입은 문이 되고, 혀는 칼이 되었다.
그리고 그 칼끝은 결국, 관우를 향했다.
여몽의 계략에 빠져 배후를 차단당한 관우.
결국 오나라에 붙잡혀 굴복하지 않고 처형된다.
그 이전, 독이 퍼진 팔을 수술하며 고통을 참고 바둑을 두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설쌤은 말한다.
“기업도, 인생도 가장 잘 나갈 때가 가장 위험하다.”
교만은 패망의 앞잡이라는 진리를, 관우는 보여주었다.
조조는 관우를 잃은 후 병세가 악화됐다.
화타는 두개골을 열어야 치료 가능하다고 했지만,
조조는 그 말을 믿지 못하고 그를 감옥에 가둬 처형한다.
“욕망과 분노가 오래 쌓이면 결국 병이 된다.” – 화타의 진단
그렇게 의심으로 기회를 버린 조조,
죽기 전 검소한 장례를 부탁하며
자신을 72개의 가짜 무덤에 숨기려 한다.
살아서도 계산하고, 죽어서도 눈치 보던… 외로운 권력자의 끝이었다.
관우의 죽음에 정신을 잃은 유비는, 감정의 화살을 오나라에 겨눈다.
제갈량은 만류하지만 그는 말을 듣지 않는다.
결국 '이릉 대전'에서 대패하고, 병들어 백제성에서 눈을 감는다.
유언장에서 그는 이렇게 남긴다.
“덕이 없는 나를 닮지 말고, 공명 선생을 아버지처럼 섬겨라. 온 마음으로 간절히 부탁한다.”
국가를 이끄는 자가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렸을 때,
75만의 생명은 그 감정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성격 급하고 난폭했던 장비는, 복수심에 눈이 멀어 부하들을 학대했다.
결국 자신이 키운 증오에 의해 암살당한다.
그의 죽음은, 힘만으로는 리더가 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유비, 관우, 장비.
세 형제의 이야기가 끝났다고 생각되지만,
삼국지의 별은 아직 하나 남아 있다.
바로, 제갈공명.
다음 포스팅은 공명의 마지막 이야기,
그 눈물 젖은 충성과 고독한 지략의 결말입니다.
다락방 서재에서 마지막 이야기로 다시 찾아올게요. 기다려주실 거죠?
사람은 누구나 처음엔 뜻이 있다.
그러나 뜻만으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하고,
교만은 뜻을 흐리고, 감정은 리더를 흔든다.
삼국지의 별들이 하나씩 지는 이 마지막 편에서,
나는 오히려 그들의 몰락을 통해
삶의 태도와 선택의 무게를 다시 배운다.
다음 편, 제갈량의 마지막 불꽃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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